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세상 사는 이야기

약대 교수님이 알려 주시는 코로나 백신의 원리

by 주식 기생수 우치나 2020. 12. 28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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안녕하세요.

오늘 트위터에서 박치욱 교수님이라는 분이 모더나, 화이자 백신의 원리에 대해서 설명하신 내용이 있어서 공유합니다.

백신 이야기 나온 김에 이번에 모더나와 화이자의 RNA 백신이 어떤 건지 간단히 말씀드릴게요. 뭐 저도 백신 전문가는 아니지만 생화학자로 메카니즘은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.

코로나 바이러스 사진 보신 적 있을 거예요. 겉에 돌기처럼 튀어 나온 부분 때문에 왕관 같이 생겼다고 코로나라는 이름이 붙었거든요. 우리 몸이 이 바이러스를 죽이려면 항체든 면역세포든 저 돌기 부분과 결합을 해야 해요. 그런데 한번도 본 적이 없는 바이러스는 뭔지 몰라서 결합도 못합니다.


백신은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이 이 돌기 부분을 한번 경험하게 해주는 거죠. 그럼 실제 바이러스가 들어 왔을 때 바로 알아 보고 제거를 하기 때문에 감염이 되지 않습니다. 자 그럼 백신을 만들어 보죠. 우리 몸이 이 돌기 부분을 경험하게 해 주는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.

고전적인 방법은 죽은 바이러스를 넣어 주는 겁니다. 그럼 병에 걸릴 가능성 없이 면역이 생겨요. 유전공학이 나온 뒤로는 바이러스를 통째로 안쓰고 저 돌기 부분만 쓰기도 해요. 저 돌기가 사실 단백질이거든요. 그러니 돌기의 유전자를 찾아 단백질만 만들어 내서 백신으로 쓰죠.

그런데 최근에 이 RNA 백신이 새롭게 떠올랐어요. 우리 몸에서 단백질을 만들 때, 게놈 안에 DNA로 되어 있는 유전자를 복사해서 RNA를 먼저 만들어요. 그런 다음 이 RNA를 설계도로 써서 단백질을 만듭니다. 이 설계도에 해당하는 RNA를 messenger RNA(mRNA)라고 하죠.

그래서 번거롭게 단백질을 만들어서 백신을 주지 말고 이 mRNA를 만들어서 백신으로 쓰면 되지 않겠냐 하게 된 거죠. 근데 이게 정말 됩니다. 바이러스의 돌기 부분에 해당하는 mRNA가 세포 내에 들어 가면 우리 몸이 그 돌기에 해당하는 단백질을 만드는 거죠. 그리고 돌기에 대한 면역이 생겨요.

물론 RNA는 몸에 들어가면 금방 깨져요. 세포 내로 잘 들어 가지도 않고요. 그래서 RNA를 세포 안에 보내기 위해서 특별한 포장이 필요합니다.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은 lipid nanoparticle이란 걸 씁니다. 뭐 이름이 거창하긴 한데 별 거 아니고 예전부터 화장품에도 쓰던 리포좀 비슷한 거예요.

하여간 이렇게 mRNA가 우리 몸의 세포 안에 들어 가서 돌기 부분의 단백질을 만들면 우리 세포는 그걸 다 쪼개서 세포 표면에 전시를 해요. 내 안에 이런 이상한 놈이 들어 왔다 하고요. 이건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들이 다 하는 정상적인 방어 작용입니다.

그럼 면역 세포들이 몰려 와서 그 전시된 단백질의 잔해를 보고 면역 반응을 개시합니다. 한마디로 그 단백질에 대한 면역이 생기는 거죠. 물론 이 과정에서 미열이나 근육통등 가벼운 반응이 나올 수 있지만 극히 정상적인 면역 반응입니다.

하여간 세포들의 이 모든 대응, 세포에 들어 온 단백질을 쪼개서 세포 표면에 전시하는 것, 면역 세포가 그 전시된 잔해를 인지하는 것 등등 다 전형적인 방어 시스템이예요. mRNA 백신이라고 특별한 게 아니고요. 바이러스에 감염되어도 똑같은 일이 일어납니다. ^^

자 그럼 내 몸의 세포 안에 mRNA가 들어 갔는데 이게 괜찮겠느냐 걱정되실 수도요. 앞에서 말씀 드렸다시피 RNA는 수명이 짧아요. 특히 mRNA는 더 짧아서 보통 몇 분이면 사라집니다. 물론 백신에 넣은 mRNA는 수명을 늘리기 위해 염기 서열을 적절히 조절했을 수도 있겠지만요.

그래도 인간이 합성한 mRNA인데 예상 못한 부작용이 있으면 어쩌냐 하실 수도 있겠지요. 근데 이 mRNA는 코로나바이러스가 가지고 있는 유전정보로 만들었어요. 그래서 우리가 코로나 걸리면 어차피 우리 몸 안 세포 안에서 무지하게 만들어집니다.

근데 왜 단백질을 안쓰고 mRNA를 쓰느냐 궁금하시죠? 단백질 백신은 디자인하고 만들고 테스트 하고 하는데 시간이 훨씬 많이 걸립니다. RNA 백신은 그 과정이 아주 단순하고요. 그래서 단백질 백신에 비해서 빨리 개발되고 빨리 테스트 된 거예요. 할 테스트를 안 한 게 아니고요.

모더나에서 코로나 게놈 서열을 받고서는 단 이틀 만에 mRNA 백신 디자인을 끝냈답니다. 이게 정말 가능해요. 게놈 서열에 그 돌기 부분 단백질을 만드는데 필요한 정보가 다 있거든요. 그러니 설계도 사본에 해당하는 mRNA 만드는 건 그 정보 그대로 베끼면 끝이예요. ㅎㅎ

하여간 이번에 이 RNA 백신으로 코로나가 종식되게 된다면 인류가 지금까지 바이러스와 벌여 온 끝없는 전쟁의 역사에 어마어마한 한 획을 긋게 되는 일이 될 겁니다. RNA 백신 처음 발명하신 분들 노벨상 줘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말도 나오고 있죠.

자 그래도 신기술인데 모르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지 않느냐 하시는 분 계시죠. 지금까지 테스트 해 온 모든 결과에 의하면 기존의 다른 백신과 전혀 차이가 없다고 합니다. 제가 말씀 드린 메카니즘을 살펴 봐도 따로 문제될 부분이 안보이고요. 저는 물론 당연히 저까지 기회가 오면 맞을 거예요. ^^

https://twitter.com/chiw00k/status/1340319789911302147?s=19

박치욱 on Twitter

“백신 이야기 나온 김에 이번에 모더나와 화이자의 RNA 백신이 어떤 건지 간단히 말씀드릴게요. 뭐 저도 백신 전문가는 아니지만 생화학자로 메카니즘은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.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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